[우민아트센터] 2023 프로젝트스페이스 우민 이윤빈 《검은 식물의 방》
작성일: 작성일2023-07-26     조회:260회



작 가 : 이윤빈

전 시 명 : 《검은 식물의 방》

기 간 : 2023년 7월 24일 월요일 – 9월 8일 금요일

            매주 일요일 휴관

시 간 : 오전 10시 – 7시 (3~10월) / 오전 10시 – 6시 (11~2월)

장 소 : 우민아트센터 내 카페우민 

           충청북도 청주시 상당구 사북로 164번길 우민타워 B1

 

이윤빈은 욕망에 의해 빠르게 만들어지고 소비되는 공간들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작업하고 있습니다. 울산, 제주, 강원도와 같이 사람들이 일상을 떠나 여행 오는 지역의 입주작가로 활동하면서 그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사회적 현상과 내재된 관념들을 자신만의 시각으로 표현해왔습니다. 작가는 '휴양지'의 조건에 맞추기 위해 상품화되고 자본의 논리 구조에 의해 제공되는 공간들, '주소'로 명명된 이미지화 된 장소들을 지속적으로 방문하고, 그곳을 관조하며 발견한 화분, 가구와 같은 이미지들을 수집하고 기록하며 공간과 장소에 대한 탐구를 회화로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검은 식물의 방>>에서 소개되는 회화 작업에서는 작가가 공간에서 발견한 '검은 식물'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본래의 장소에서 벗어나 사람들의 욕구에 맞게 화분에 담겨 실내로 끌려 들어온 식물들을 작가는 검게 박제된 존재와 같다고 느낍니다. 이 검은 식물들은 하얗게 테이핑한 흔적들로 표현된 공간의 이면 속을 넘나들며, 작가가 의문을 가졌던 공간 속으로 우리를 초대합니다. 공간을 벗어난 새로운 장소 속으로 확장되어 가는 존재들에 대한 작가의 관심은 <배채기법 연구를 위한 억새 드로잉> 시리즈로 이어집니다. 이윤빈 작가가 공간들을 방문하며 지속해 온 회화 작품들과 함께 새로운 작업을 위한 기법 연구 시리즈도 만나볼 수 있는 이번 전시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프로젝트 스페이스 우민'은 공모를 통해 유망한 작가를 선발하여 개인전과 연계 프로그램을 지원함으로써 예술가의 다양한 창작과 실험, 소통을 돕는 사업입니다. 2023년에는 7명의 작가(이시형, 박승희, 이정은, 최성임, 이윤빈, 최빛나, 임장순)가 참여합니다.

 

작가노트

 

작가는 공간과 장소에 대한 탐구와 그 관계성에 대한 오늘날의 시각을 회화로 제작해왔다. 지속적으로 각지의 장소들을 직접 방문하고 경험하며, 그 공간에 내재 된 사회적 관념과 자신의 시선이 반영된 이미지로 자기 자신을 채워나가는 시도를 하고 있다. 작가가 느끼는 작가의 공간은 장소 내에 있지만 관찰자로서 존재하는 이방인의 공간이다. 공간을 담고 있지만 어딘가 모르게 관조적으로 보여지는 화면 구성과 색감들은 작가의 태도와 동일하다. 공간 자체의 경험과 더불어 그 공간이 가지고 있는 분위기와 경관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표현하는 과정은 수집된 이미지로 기록되어 회화가 된다. 있는 그대로의 장소를 표현하되 선을 긋고 테이핑을 하는 행위는 공간 경험에 가려진, 공간 그 자체를 담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조금씩 움직이며 변화해가는 순간들 속에서 공간은 한정적 대상들과 더불어 변화해가며 유기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영원하지 않을 그 불확실한 미지의 장소는 작가를 통해 회화로 변주되어 배열되며, 소비되거나 그 용도가 상실될 가능성이 있는 구조물들은 장소 또한 사용되고 상실될 가능성을 암시한다. 

 

소비되기 위한 장소들_프랑스 사회학자 보드리야르는“욕구에 대한 논의는 소박한 인간관에 의존하고 있다. 인간에게는 행복에의 타고난 성향이 있다는 것이다. 카나리아 군도로의 여행이나 목욕 소금에 대한 조그만 광고 뒤에 정열적인 말로 쓰여 있는 ‘행복’은 소비 사회를 절대적으로 보증하는 것이다. 글자 그대로 구원과의 동의어이다. 그런데 이처럼 큰 이데올로기적인 힘을 갖고 현대문명에 붙어 다니는 이 행복이라는 것은 도대체 무엇인가”라고 말한 바 있다. 행복을 위한 욕구가 있는 한 우리는 언제나 무엇이든 소비하기 위해 다양한 장소들을 찾아다닌다. 공간은 목적성에 의해 이용되는 형태가 결정된다. 소비되기 위한 목적으로 존재하는 장소들은 타인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 현대의 미감과 트렌드에 맞게 만들어지고 있다. 각종 인테리어 소품, 구조물, 벽면, 상품들은 인공적으로 아름답게 진열되어 시선을 끌어낸다. 작가는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통해 강원도와 제주, 울산의 지역에서 소비를 위해 조성된 다양한 장소들을 방문하며 관찰해 왔다. 작가는 관찰하고 연구해 온 자료를 바탕으로 다양한 장소들을 소재로 장소에 대한 찰나의 기록을 회화의 영역에서 해석하고 표현하고자 한다.